[농수축산신문=김신지 기자]
계란 판매점 폭리·횡포 조사 등
근본적인 유통구조 해결책 필요

최근 계란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승원인에 대한 정부와 생산자 간 의견차이도 보이고 있어 시상전반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유통전반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 특란 30개 지난달 산지가격 지난해 동월 대비 12.1% 올라
계란은 크기에 따라 왕란, 특란, 대란 등으로 구분되는데 축산물품질평가원의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특란 30개 기준 산지가격은 각각 4773원, 5319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3%, 10.2%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은 5503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왕란은 가격의 변동은 크지 않았지만 대란은 특란과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에 따르면 지난 3월 산란계 사육마릿수와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2.6%,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이달 산란계 사육마릿수와 일평균 계란 생산량도 0.2%, 2.0% 증가할 전망이다.
농경연은 이와 관련해 6개월령 이상 사육마릿수 증가와 지난해 산란 실용계 입식 증가로 인해 일평균 계란 생산량과 사육마릿수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올해 1분기 가정 내 계란 구매량은 지난해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연의 판매자료 조사 결과 1분기 계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9% 증가했으며 지난 4월 오프라인 계란 매출액도 지난해 대비 9.9% 증가했다.
# 저병원성 AI·IB 등 질병,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이러한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현장에선 질병과 소매점의 폭리 등을 꼽았다. 지난 3월까지 이어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전국 산란계 농장에서 상당수 닭이 살처분되며 계란 생산량이 급감했고 저병원성 AI, 닭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등의 발병으로 생산성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소매점의 가격 부풀리기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장은 “계란 가격의 상승은 소매점의 폭리와 유행하고 있는 닭 소모성 질병에 따른 산란율 저하 등이 겹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무관심으로 소매점의 폭리와 입점비 요구, 할인가를 납품업체에 떠넘기기 등의 횡포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이어 “농가들은 특란 한 판을 5500원 정도에 팔고 있지만 소매점에서는 9000원 이상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계란 가격을 올리는 불합리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계란 판매점의 폭리나 횡포를 조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가격 안정 근본적인 대책 필요해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3년간 계란 산지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월은 계란 수요 감소로 가격이 연중 최저점으로 하락하는 반면 3월은 수요 증가로 상승하는 추세를 일관되게 보인다”며 “지난 3월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7758만 마리로 고병원성 AI로 인한 살처분을 고려하더라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이어 “이러한 사실을 고려했을 때 공급량 감소로 인해 산지가격이 상승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향후 계란 수급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가금업계 관계자는 “농가 입장에서는 계란 가격이 좋을 때 판매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생산된 계란을 비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통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농수축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