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김신지 기자]

추석 성수기를 맞아 축산물은 수급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 전 후 수급과 관련해 축종별로 살펴본다.
# 한우 도매가격 올 들어 최고가 기록
올해 추석을 맞은 한우 시장은 올 들어 최고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우도매평균가격은 본격적인 추석 물량이 시작되기 전인 9월 초부터 kg당 2만 원을 넘기며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고 1++ 가격도 kg당 2만3000원을 넘어서며 호조세로 시작됐다.
올해초 1만8000원에서 시작돼 설 성수기에도 1만7000원대였던 가격을 생각하면 이번 추석은 올해 최대 성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한우전국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올 상반기에는 kg당 1만6000원에서 1만7000원을 오가며 저조한 가격을 보였으나 민생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8월부터 가격이 소폭 오르기 시작해 이달 들면서 처음으로 2만 원대로 올라섰다. 명절 준비 물량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 지난 9일부터는 1++ 가격이 kg당 2만3000원대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그동안 소비 위축으로 외식 등에서 수요가 저조했지만 대형마트와 일반유통의 한우가격 할인행사가 시작되면서 물량적체가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격적 명절 준비가 시작되면 한우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 추석 성수기 한우 가격은 지난해보다는 7~1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평년보다는 4% 가량 낮은 가격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추석 성수기 한우 도축 마릿수는 출하 가능 마릿수 감소로 지난해보다 1.8% 내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평년과 비교해서는 10.9%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추석 성수기 한우 거세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7.9% 상승할 것으로 예상, kg당 2만원에서 2만1000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평년 가격인 2만1375원보다는 약 4% 내외 하락한 가격이다.
마장동의 육류 유통업체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민생소비쿠폰 지급과 최장 연휴 등이 겹치고 있어 선물세트 판매 물량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명절보다는 선물세트 준비 물량도 늘려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격 호조세는 명절 이후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차 민생 소비쿠폰 지급이 22일부터 시작되는데다 이번 명절이 최장 연휴이기 때문에 명절 특수 외에도 소비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한우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본격적인 명절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민생 소비쿠폰 등의 영향으로 호조세로 시작됐다”며 “특히 올해 명절 연휴는 일주일 이상의 긴 연휴가 이어지면서 명절 이후에도 가족모임 등의 영향으로 고기 소비가 많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가격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 돼지 지육가격 지난해 대비 3~7% 높게 형성
추석을 앞두고 9월 돼지 지육가격이 지난해 대비 3~7% 상승한 가운데 지난해 보다 늦은 추석으로 작업일수가 증가해 도축 마릿수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석 이후 4분기까지 포함해 올해 평균 돼지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평균 돼지 도매가격도 지난해 보다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육가격은 6000원대 중반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 대비 돼지 1차 육가공 작업 증가와 도매시장 상장 마릿수 감소, 2차 소비쿠폰 지원 등의 영향으로 돼지 지육가격은 당분간 강세가 예상된다.
이달 지육가격은 지난해 보다 약 3~7% 상승한 kg 당 평균(제주제외) 6300~6500원대에서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는 지난 10일 돼지고기 시장 동향 분석 회의에서 정육점, 외식 등에서의 수요는 저조한 가운데 소비쿠폰 소진과 명절 전 소비위축으로 인해 덤핑물량이 재출현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달 소비시장 상황 대비 지육가격이 과도하게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분기를 포함해 올해 돼지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 보다 1.3% 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돼지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 140만4000마리 보다 18.1% 증가한 164~168만 마리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보다 늦은 추석으로 작업일수가 4일간 증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돼지 도축 마릿수는 지난해 1901만5000마리 대비 1.3% 내외 감소한 1868만~1884만 마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돼지 도축 마릿수는 2022년 1854만 마리, 2023년 1875만 마리에 이어 지난해 1901만 마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900만 마리대를 돌파했지만 올해 다시 1800만 마리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평균 돼지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1194만4000마리 보다 1.1% 가량 감소한 1170만~1193만 마리, 평균 모돈 사육 마릿수는 지난해 96만3000마리 대비 0.9% 정도 감소한 94만~96만 마리를 형성할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 긴 연휴에 닭고기 수요 늘어날 것
닭고기 가격도 추석 성수기에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 급식 주문량이 증가하고 날씨가 선선해짐에 따라 야외 활동이 늘면서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올 추석은 긴 연휴로 치킨 등의 외식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농경연 9월 육계관측에 따르면 이번달 육계 도축마릿수는 6479만~6613만 마리로 지난해 대비 13.8% 내외 증가할 전망이다. kg당 1889원이었던 지난달 닭고기 평균 가격은 이달 kg당 1800원 내외로 조금 하락 후 추석이 가까워지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차례를 지내는 인구는 감소하고 있지만 2학기 개학에 따른 학교 급식 물량 증가와 연휴기간 동안의 외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닭고기 가격은 보합 상태지만 올 추석 연휴 기간이 긴 만큼 도축장을 운영할 수 없어 수요에 따라 닭고기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추석이 가까워지면 200~300원 사이로 등락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권정오 한국육계협회 상무는 “지난 6월 재개된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으로 인해 최근 닭고기 수입 물량이 늘어나고 있어 국산 닭고기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 여건과 맞물려 생산성이 늘어나고 있어 닭고기 수급 상황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뜨거운 감자’였던 계란 가격은 보합세 전망
올해 추석 성수기 계란 가격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화된 폭염으로 저하됐던 생산성이 기온이 떨어지면서 회복되고 농가들의 산란계 입식마릿수가 늘어 수급은 원활해지겠지만 명절로 인해 계란 수요 또한 증가하기 때문이다.
계란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중란, 대란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어린 산란계군이 많다는 의미로 계군이 성장하면 9월 말부터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왕란과 특란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계란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 명절 특성상 가격 하락은 어려울 수 있으나 공급량이 모자라지는 않을 것”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계란 수급과 가격 불안 해소를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7일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신규로 입식하는 산란계에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 기준을 적용하고 약 2년간 시설투자 기간을 확보, 규제 개선과 재정 지원을 통한 생산 기반 확대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또한 산란계 농가의 시설 증·개축, 신축 등을 위해 축사시설현대화사업(융자) 예산을 지난해 160억 원에서 올해 504억 원까지 늘리고 2027년 9월부터 난각번호 4번 삭제, 표준거래계약서 활성화 등을 유도할 계획이다.
산란계협회 관계자는 “장기간 폭염으로 인해 닭들이 고온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사료 섭취량 감소와 산란율 하락을 보여 큰 알을 낳던 닭들도 중량이 낮은 알을 낳았다”면서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생산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닭은 한번 스트레스를 받으면 회복하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 큰 알 위주의 가격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부터 특별방역기간이 시작되는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우려가 있어 농가들이 환우를 통해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출처: 농수축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