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보내는 신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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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5-11-03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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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이제 ‘백세시대’에 들어섰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70세 전후가 기대수명의 기준이었으나, 이제는 100세도 특별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흐름은 가금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육종과 사양 기술의 발전으로 털갈이 없이도 100주령에 500개 가까운 알을 낳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닭의 건강·수명·관리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닭은 말을 할 수 없지만 다양한 소리로 의사 표현을 한다. 산란 직후의 경쾌한 울음, 호흡기 질환 시의 거친 숨소리, 포식자를 감지했을 때의 날카로운 경고음은 모두 살아 있는 신호다. 잠들기 전의 낮은 웅얼거림, 깃털이 뽑힐 때의 고통스러운 소리, 서열 다툼 시의 외침 역시 닭의 정서를 드러낸다. 따라서 닭장의 소리를 듣는 일은 단순히 ‘소음 관리’가 아니라 닭의 심리·생리 상태를 읽는 일종의 언어 해석학에 가깝다. 닭의 건강은 달걀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형란이나 탈색란은 전염성 기관지염을, 난각 첨단부의 거칠음은 마이코플라즈마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다. 난각이 지나치게 얇으면 칼슘·비타민 D 대사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사료 섭취량, 음수량, 계분의 상태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본다면 계사의 건강을 훨씬 더 정밀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닭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분변 역시 중요한 지표다. 정상 변은 콤마 모양의 갈색 변 위에 하얀 요산층이 덮여 있다. 그러나 신선한 혈변은 심한 콕시듐증을, 수양성 하얀 분변은 전염성 기관지염이나 감보로병을 암시한다. 초록색 분변은 마렉병이나 AI, 내부 기생충 감염을 의심하게 한다. 거품 섞인 노란 분변은 콕시듐증이나 신장 장애와 관련 있고, 묽은 갈색 변은 대장균 감염의 신호일 수 있다. 결국, 달걀과 분변은 닭이 농장에 보내는 일종의 건강검진표다. 이를 읽어내는 능력이야말로 사육자의 기본 역량이라 하겠다. 최근에는 닭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스타트업 AudioT는 닭 울음소리를 번역하는 인공지능 AI를 개발 중이다. 특정 주파수와 음색 변화를 분석해, “이 닭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호흡기 질환 가능성이 크다”라는 식으로 실시간 알람을 제공한다. AI의 장점은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질병을 조기에 탐지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뿐 아니라 데이터 축적을 통해 맞춤형 관리가 가능하게 한다. 또한, 로봇 기술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계사 내부를 순찰하며 온도·습도·가스 농도·조도를 자동 측정하고, 닭의 움직임 패턴까지 분석한다. 특정 구역에서 비정상 행동이 감지되면 즉시 경고를 하여 질병이나 사고를 사전에 예방한다. 이처럼 스마트 기술은 단순한 노동력 절감을 넘어 위생·생산성·동물복지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육자의 마음이다. 닭은 단순한 생산 수단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닭은 100가지 이상의 얼굴을 기억하고, 무리 내에서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사육자가 다정한 목소리와 손길을 꾸준히 전하면 닭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이는 곧 건강과 산란 안정으로 이어진다. 결국, 농장의 성과는 기술과 더불어, 사육자의 관심과 애정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닭이 보내는 신호는 단순한 울음소리나 달걀의 외형이 아니다. 그것은 농장의 건강 지표이자 경영 보고서다. 이를 제대로 해석하는 사육자일수록 높은 생산성과 더불어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 앞으로의 농장은 인공지능 AI와 로봇이 닭의 언어를 데이터로 읽어내고, 사육자가 경험과 애정으로 이를 해석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백세시대의 인간과 100주령의 산란계는 그렇게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며, 함께 새로운 장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출처: 축산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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