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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폭등하는 축산물 가격 규제서 진흥으로 축산정책 대전환 필요

작성일2026-07-01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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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등하는 계란·닭고기·삼겹살 가격 할인쿠폰과 수입으로 해결 불가능
규제로 공급을 옥죄어 놓고 수입과 할인 대응 '미봉 농정' 한계 직면
환경· 방역·악취· 동물복지 등 축산업에 가했던 규제 재검토 필요
계란값이 심상치 않다. 삼겹살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정부는 각종 규제로 공급을 옥죄고 있고, 부족하면 수입과 할인쿠폰이라는 미봉책만을 제시하고 있다. 이 악순환을 빨리 끊어내야 한다.
계란값이 심상치 않다. 삼겹살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데 정부는 각종 규제로 공급을 옥죄고 있고, 부족하면 수입과 할인쿠폰이라는 미봉책만을 제시하고 있다. 이 악순환을 빨리 끊어내야 한다.

[팜인사이트=발행인 김재민] 계란·삼겹살·치킨, 그리고 한우까지 축산물 값이 한꺼번에 뛰고 있다.
서민 밥상의 단백질이 줄줄이 '비싼 음식'이 되어 가는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노르웨이에 '고등어 특사'를 보내고 두 달짜리 할인행사를 여는 것이 대책이다.
7~8월 3500억 원을 풀어 농축수산물 전 품목 할인에 나서고, 계란은 신선란 수입을 6배로 늘려 2억 개를 추가로 들여오겠다고 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정작 물가의 핵심인 축산물 가격 폭등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 처방은 어디에도 없다.
장바구니 물가에 짓눌린 서민을 생각하면 정부의 절박함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 대책의 목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모두가 '수요' 쪽을 손보는 처방이라는 점이다.
할인쿠폰은 소비자의 체감 가격을 낮추는 것이고, 수입 확대는 부족한 물량을 바깥에서 끌어오는 것이다. 정작 가격을 끌어올리는 진짜 원인, 즉 국내 축산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처방도 없다.
물가 안정의 정공법은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지난 15년간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달려왔다.
더 짓지 못하게 하고, 더 키우지 못하게 하고, 더 늘리지 못하게 묶어놓고서, 막상 값이 오르면 할인쿠폰을 찾는다. 이 글은 그 모순을 짚고, 축산정책의 근본적 대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값을 잊게 했던' 축산물이 어느새 '비싼 음식'이 됐다
먼저 현실을 보자. 농림축산식품부 집계(6월 25일 기준)에 따르면 소고기(등심 1+등급·100g)는 1만3101원으로 1년 전보다 26%, 평년보다 15.5% 올랐다. 닭고기(1㎏)는 6547원으로 전년 대비 17.7%, 평년 대비 15% 상승했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은 2880원, 계란(특란 30구)은 7485원으로 역시 지난해와 평년을 모두 웃돈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 쇠고기마저 뛰어,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100g)은 평년보다 60.3%나 비싸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계란·삼겹살·치킨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던 '서민 음식'이었다. 반면 한우는 오랫동안 고급 식재료로 자리해 비싼 것이 당연하게 여겨져, '국민 단백질'을 말할 때 한우는 으레 빼놓고 셈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공급되어온 한우 국거리·불고깃거리 부위까지 값이 뛰었다. 서민 음식은 서민 음식대로 오르고, 고급 식재료는 그 저변까지 흔들린 것이다.

소득이 늘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선진국 수준에 올라서면서, 우리 국민의 축산물 구매력은 해마다 높아졌다. 문제는 구매력은 매년 상승하는데, 국내 축산물 공급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정체하거나 후퇴하고 있다는 데 있다. 수요 곡선은 우상향하는데 공급 곡선이 제자리에 묶여 있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 첫 장에 나오는 상식이다.

"그러면 더 생산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지당한 말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축산 현장은 '더 생산할 자유'를 빼앗긴 지 오래다. 2010년 이후 우리 축산정책은 한마디로 '규제 일변도'였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규제가 공급을 어떻게 옥죄었나

① 방역 규제 — 살처분과 이동제한, 그리고 '8대 방역시설'
2010~2011년 구제역 대유행은 우리 방역 정책의 분기점이었다. 300만 마리를 웃도는 소·돼지가 땅에 묻혔고, 그 충격 이후 방역은 '예방적 살처분'과 '권역화 이동제한'을 기본값으로 삼는 강경 일변도로 굳어졌다.

가축전염병이 한 번 돌면 발생 농가뿐 아니라 반경 내 멀쩡한 농가의 가축까지 선제적으로 매몰하고 재입식 요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공급이 다시 괘도에 오르기까지 장시간이 걸린다.

매년 반복되는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살처분이 계란값을 주기적으로 폭등시킨 것은 이미 학습된 사실이다.

2019년 9월 국내에 처음 들어온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방역 규제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정부는 ASF 중점방역관리지구를 지정(2020년 10월)하고, 전실·내외부 울타리·방역실·입출하대·물품반입시설·방충방조망·축산폐기물관리시설 등 이른바 '강화된 8대 방역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처음에는 중점관리지구에만 적용되던 이 의무는 2022년 전국 모든 양돈농가로 확대됐다. 미설치 농가에는 10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고, 정책자금에서도 배제된다. 한 발 더 나아가 2023년부터는 신규 양돈장 설립에 건축허가·신고를 필수화했다.

방역 그 자체는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방역은 차단의 책임을 오롯이 개별 농가의 시설 투자로 전가하는 방식이다. ASF의 진짜 매개체인 야생멧돼지 개체수 관리라는 근본 대책은 더디고, 정작 농가는 수천만 원짜리 시설을 떠안는다.

8대 방역시설을 다 갖춘 농가도 인근에서 양성이 나오면 똑같이 이동제한에 묶인다는 현장의 호소는 이 규제가 얼마나 '농가 부담 전가형'인지를 보여준다. 살처분과 이동제한은 사육두수를 줄이고, 까다로워진 진입 규제는 신규·재진입을 막는다. 둘 다 공급을 깎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② 입지 규제 — 거리제한 조례가 '신축의 빗장'을 걸었다
새로운 공급의 싹을 자른 것은 가축사육 거리제한 조례다.

가축분뇨법은 지자체가 조례로 주거 밀집지역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안에서 가축 사육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는데, 상당수 지자체가 환경부 권고 수준을 훨씬 웃도는 과도한 제한 거리를 설정했다.

그 결과 신규 진입은 물론 기존 농가의 증축마저 사실상 봉쇄됐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 규제가 '움직이는 빗장'이라는 점이다. 농촌이 도시화하고 축사 주변까지 민가·혁신도시·신도시가 밀려 들어오면, 수십 년간 그 자리를 지켜온 농장이 어느 날 갑자기 거리제한에 걸린다.

즉, 농가는 가만히 있는데 도시가 다가와 농장을 불법으로 만드는 구조다. 최근 농촌공간정비사업을 명분으로 양돈장에 이전·폐쇄 명령이 내려지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③ 환경 규제 — 민원 한 건이 농장 문을 닫는다
여기에 악취방지법이 결정적 압박을 더한다. 분뇨를 적정 처리하느냐와 별개로, 코를 찌르는 냄새 자체가 행정처분의 사유가 된다.

지자체는 악취 민원이 1년 이상 지속되고 배출허용기준을 3회 이상 초과하면 해당 농장을 악취 배출 신고대상시설로 지정할 수 있고, 일정 요건을 갖추면 일대를 통째로 '악취관리지역'으로 묶을 수 있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농가는 6개월 안에 악취방지계획을 세워 신고하고, 1년 안에 액비순환·바이오커튼·밀폐화 같은 방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일반지역보다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이 적용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더해 사용중지 명령까지 받을 수 있다. 신고대상시설로 지정되면 개선 권고 같은 사전 절차도 없이 곧바로 개선명령·조업정지로 직행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 규제가 객관적 오염도가 아니라 '민원의 양'에 좌우되기 쉽다는 데 있다.

환경부 통계로 악취 민원은 최근 5년간 130% 넘게 급증했고, 2018년 법 개정으로 악취관리지역 지정 요건이 완화되면서 지정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2023년에는 중앙정부가 지정에 더 적극 개입하도록 제도가 강화됐다. 도시 인접 양돈단지를 중심으로 악취관리지역이 매년 늘고 있어, 양돈 현장에서는 "또 하나의 폭탄"이라는 말이 나온다.

지역단위 양분관리제 또한 문제로 각 지역 양분집적도에 따라 가축사육을 규제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렇게 입지·악취 규제가 이중·삼중으로 겹치면서, 농가가 "한 마리 더 키우겠다"고 마음먹어도 그것을 가능케 할 물리적 공간 자체를 만들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양분총량제에 준하는 살포지 확보까지 까지 더해진 현실은, 증산은커녕 현상 유지조차 버거운 환경이다.

④ 동물복지 규제 — 칸을 넓히면 닭도, 돼지도 줄어든다
동물복지는 시대적 흐름이다. 그러나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가장 직접적이다. 그리고 그 칼날은 산란계에만 향하지 않는다.

먼저 산란계다.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2018년 축산법 시행령을 고쳐 산란계 한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을 0.05㎡에서 0.075㎡로 1.5배 확대했다. 단순한 면적 조정으로 들리지만, 같은 계사에서 키울 수 있는 닭의 수가 최소 25% 이상 줄어든다는 뜻이다. 계란 생산량의 직접적인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연구 결과가 일찌감치 나왔다.

이 규제는 7년의 유예를 거쳐 2025년 9월 전면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막상 시행을 코앞에 두자 정부 스스로 계란 수급 충격을 우려해 2027년 9월로 2년을 더 미뤘다. 그러면서 케이지 단수를 9단에서 12단으로, 계사 건폐율을 20%에서 60%로 완화하는 '규제 완화' 카드를 함께 꺼냈다.

한쪽 손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다른 손으로 그 규제가 부른 공급 충격을 막으려 또 다른 규제를 푸는 자가당착이다. 동물복지의 명분과 계란 수급의 현실 사이에서 정책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그 비용은 고스란히 계란값에 얹혀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돼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2019년 말 축산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고쳐 임신돈 군사 사육을 의무화했다. 교배 후 6주가 지난 임신돈은 더 이상 스톨(고정틀)에 가두지 못하고, 여러 마리를 한 공간에 풀어 키우는 군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신규 농가는 2020년부터 곧바로 적용됐고, 기존 농가는 10년 유예를 거쳐 2030년 1월 전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스톨이 모돈 한 마리당 1.4㎡면 충분한 데 비해, 군사사육은 1.9~2.6㎡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같은 돈사에서 키울 수 있는 모돈 수가 줄고, 모돈이 줄면 태어나는 새끼돼지도 줄어든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군사 전환 시 사육두수가 최대 46%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는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1999년 세계 두 번째로 임신스톨 사육을 제한한 영국은 모돈 사육 마릿수가 80만 마리에서 30만 마리 수준으로 급감하며 양돈산업 자체가 위축됐다.

동물복지라는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한국형 군사 모델에 대한 실증 연구도, 전환 비용에 대한 지원도 없이 '의무화 시점'만 못 박아 놓은 정책은 결국 모돈 감축 → 새끼돼지 감소 → 돼지고기 공급 위축 →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산란계의 칸을 넓혀 계란이 줄어들 듯, 모돈의 틀을 풀어 삼겹살이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동물복지 규제는 지금 당장보다 앞으로가 더 무서운, 장기적 가격 상승 폭탄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산란계 사육밀도는 2027년 9월, 임신돈 군사사육은 2030년 1월로 전면 시행이 예고돼 있다. 즉 이 규제들이 계란값·돼지고깃값에 미칠 충격은 아직 본격적으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유예가 끝나는 순간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계단식으로 떨어지고, 그 공백을 메우려면 더 많은 계사·돈사를 새로 지어야 하는데, 앞서 본 입지·악취 규제가 그 신·증축을 가로막고 있다.

한쪽에서는 마리당 면적을 넓히라 하고, 다른 쪽에서는 시설을 더 짓지 못하게 하니, 생산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동물복지 규제는 시한폭탄처럼 예고된 채 축산물 가격을 구조적으로, 그리고 갈수록 더 강하게 밀어 올릴 것이다. 지금의 가격 폭등은 그 서막에 불과할지 모른다.

규제로 묶고, 수입으로 때우고 — 이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살처분·이동제한·진입규제는 두수를 줄였고, 거리제한·악취규제는 시설 증설은 물론 농장의 존립 자체를 위협했으며, 사육밀도·군사사육 규제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깎았다.

방역·입지·악취·동물복지로 갈래갈래 뻗은 규제가 15년간 차곡차곡 쌓이면서, 우리 축산업은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할 생산 능력 자체를 잃어버렸다. 지금의 '에그플레이션', '미트플레이션'은 갑자기 떨어진 재앙이 아니라, 예고된 정책의 청구서다.

이 상황에서 정부가 내미는 처방이 노르웨이 고등어 특사와 할인쿠폰이라면, 그것은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증상만 가리는 진통제에 불과하다.

수입 계란 2억 개와 두 달짜리 할인행사로 9월이 지나면, 우리는 또다시 같은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공급 기반을 복원하지 않는 한, 물가 안정은 매년 여름 반복되는 응급처방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다.

"축산농가는 부자라 지원이 필요 없다"는 착각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통념이 있다. "축산농장은 이미 부자인데 무슨 지원이 더 필요하냐"는 시각이다. 이 인식이야말로 지난 15년 규제 일변도 정책의 심리적 토대였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농가에게 '돈을 쥐여주자'는 것이 아니다.

규제로 막아놓은 생산의 빗장을, 지원을 통해 다시 여는 것이다. 지금 농가가 마주한 환경·방역 규제의 상당수는 개별 농가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는 사회적 과제다. 그렇다면 그 사회적 과제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방식으로 정책의 문법을 바꿔야 한다.

환경·악취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분뇨 처리와 악취 저감은 농가 혼자 떠안을 일도, 민원을 농가에 떠넘겨 "알아서 해결하라"며 방치할 일도 아니다.

깨끗한 공기와 쾌적한 환경은 농가만의 과제가 아니라 그 마을에 함께 사는 주민 모두의 삶의 질, 곧 농촌 정주공간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가 광역 단위 분뇨 처리·자원화 인프라를 책임지고, 액비순환·바이오커튼·밀폐(무창)축사 같은 더 완벽한 악취 저감 시설이 농가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재정과 기술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농가는 떳떳하게 증·신축하며 생산을 늘리고, 주민은 냄새 걱정 없는 농촌에서 살 수 있다. 규제로 농가와 주민을 갈라 세울 것이 아니라, 지원으로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정공법이다.

방역 비용을 농가에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 야생멧돼지 관리 같은 근본 대책에 정부가 직접 나서고, 8대 방역시설 같은 차단 인프라는 공적 투자로 뒷받침해야 한다. 질병을 잡으면 폐사가 줄고, 폐사가 줄면 곧바로 공급이 늘어난다.

생산성 향상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사육두수를 무작정 늘릴 공간이 없다면, 같은 사육 규모에서 한 단위라도 더 생산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증산 전략이다.

산란계가 계란 한 알이라도 더 낳도록, 육용종계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병아리 한 마리라도 더 부화하도록, 돼지 모돈의 MSY(모돈당 연간 출하두수)를 단 1두라도 더 늘리도록 하는 데 정부 지원과 연구·개량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사료·육종·질병관리·스마트축산 기술이 모이는 이 지점이야말로, 규제로 막힌 외연 확장을 대신할 내연 성장의 핵심이다.

증축과 신축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지자체의 과도한 가축사육거리제한 조례를 합리적 수준으로 정비하고, 건폐율·시설 기준을 현실화해 "한 마리 더, 계란 한 알 더" 생산할 물리적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은 '부자 농가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 국민이 먹을 단백질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공공재를 정부가 책임지는 일이다. 폐사 한 마리를 줄이고, MSY를 1두 끌어올리고, 병아리 한 마리를 더 부화시키고, 계란 한 알을 더 생산되게 하는 미시적 개선들이 쌓일 때, 비로소 국내 공급이 살아나고 물가가 잡힌다.

규제에서 지원으로 — 축산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라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국민은 더 많은, 더 좋은 축산물을 원한다. 이 수요는 앞으로도 줄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책의 목표는 분명하다.

국내 생산이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도록 공급 능력을 복원하는 것이다.

방역·환경·동물복지의 가치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가치를 '농가를 옥죄는 규제'가 아니라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지원'의 방식으로 달성하자는 것이다.

규제로 생산을 막고 수입으로 구멍을 메우는 지난 15년의 문법으로는, 노르웨이 고등어를 아무리 들여와도 장바구니 물가는 잡히지 않는다.

이제 축산정책의 패러다임을 규제에서 지원으로, 억제에서 진흥으로 되돌릴 때다. 그것이 에그플레이션과 미트플레이션을 끝내는 유일한 정공법이며, 더 늦기 전에 정부가 결단해야 할 축산정책의 대전환이다.

출처: 팜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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