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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산란계협회 '해산 카드'는 정당한가

작성일2026-07-07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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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설명자료가 답하지 못한 세 가지 질문
정부는 대형마트에 할인지원금을 집중하고 할인이 적용된 가격을 수집해 소비자 가격이 낮은 가격에 형성된 것처럼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팜인사이트=발행인 김재민]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3일 농민신문 「정부, 산란계협에 '해산 카드'…전례없는 강수 논란」 기사에 대해 내놓은 설명자료를 다시 읽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설명자료는 절차의 적법성을 강조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왜 지금, 왜 산란계협회만, 왜 이런 근거로 해산까지 검토하느냐는 근본 질문에는 답하지 못하고 있다.

1년 넘게 묵혀둔 카드, 이제 와서 꺼내는 이유
농식품부는 이번 사전통지가 「민법」 제38조에 따른 적법한 행정절차라고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절차의 적법성과 절차 개시 시점의 정당성은 별개 문제다.

오리고기 담합 관련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이미 상당 기간 전에 나왔다. 그런데 그 판결을 근거로 한 설립허가 취소 검토가 왜 하필 지금 시작됐는가. 1년 넘게 아무런 조치도, 발표도 없다가 계란 가격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른 시점에 갑자기 '해산 카드'가 등장한 타이밍을, 단순히 "적법한 절차"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행정처분은 적법성뿐 아니라 처분 시점의 합리성과 형평성도 함께 심사받아야 한다. 정부가 정말 법과 원칙에 따라 움직였다면, 왜 1년을 묵혔다가 지금 꺼냈는지부터 설명했어야 한다.

육계협회는 두 번 조사받고도 해산 얘기가 없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형평성이다. 육계협회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두 차례 받았다. 그런데 그때 정부가 설립허가 취소나 해산을 검토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같은 생산자단체, 같은 공정위 제재 사안인데 왜 산란계협회에 대해서만 '해산'이라는 극단적 카드가 나오는가.

농식품부 설명자료 ②항은 "설립허가 조건 이행 여부 등 관련 법령과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히고 있다. 산지가격 고시 중단이라는 허가조건이 있었고, 협회가 이 조건 삭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산지가격 고시 행위가 정말 해산에 이를 만큼 중대한 조건 위반인가, 아니면 오리고기 담합 판결을 계기로 삼아 이미 벼르고 있던 조치를 실행에 옮기는 것인가. 육계협회와의 형평성을 무너뜨릴 만큼 명백한 차이가 있다면 농식품부는 그 차이부터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계란 가격 통계, 협회 고시와 비교하면 '조작'에 가깝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근거로 삼는 계란 가격 통계 자체가 부정확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계란 가격 조사는 조사 대상 대형마트에 할인지원금을 집중 투입한 뒤, 그렇게 인위적으로 낮아진 할인 가격을 '계란 가격'으로 발표해왔다. 이를 산란계협회가 발표해온 산지가격 고시와 비교하면 통계 조작에 가까운 괴리가 드러난다.

이는 통계청이 물가 조사를 할 때 할인이 적용된 품목이라도 할인 전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원칙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가 통계 기준으로 보더라도 정부의 계란 가격 조사 방식은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스스로 왜곡한 가격 통계를 근거로 "계란값이 비싸다"는 여론을 만들고, 그 여론을 등에 업고 산지가격을 고시해온 생산자단체를 '물가 교란 세력'으로 몰아 해산까지 검토하는 모양새다. 통계의 신뢰성부터 문제 삼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통계와 다른 목소리를 내온 쪽을 제재하려는 것은 인과관계가 뒤바뀐 대응이다.

이미 고시를 안 하고 있는데, 왜 지금 해산인가
여기서 짚어야 할 결정적 모순이 하나 더 있다. 농식품부는 산지가격 고시 중단을 설립허가 조건으로 내걸었고, 협회는 그 조건 삭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작 협회는 1년 넘게 그 고시 행위를 하지 않고 있다. 즉 문제 삼는 그 행위 자체가 이미 중단된 상태다.

허가조건을 지키지 않아서 문제라면 이해가 간다. 그런데 허가조건을 지키고 있는, 다시 말해 고시를 하지 않고 있는 지금 시점에 오히려 해산 절차를 밟겠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조건을 이행하고 있는데 왜 조건 위반을 이유로 해산을 검토하는가.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면 이번 조치는 허가조건 이행 여부를 따지는 행정처분이 아니라,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두고 명분을 찾아 끼워 맞추는 절차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핵심 생산자단체 길들이려는 발상 자체가 문제
더 근본적으로, 국내 계란산업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핵심 품목단체를 이런 방식으로 압박하고 길들이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산란계협회는 계란 수급과 가격에 관한 현장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생산자단체다. 정부가 계란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이런 단체를 제재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의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

계란은 서민 물가에 민감한 품목이면서 동시에 생산 주기가 짧고 수급 변동성이 큰 품목이다. 이런 품목일수록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동반자 의식을 가지고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을 조율해야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보여주는 태도는 협력이 아니라 굴복을 요구하는 압박에 가깝다.

생산자단체를 길들이는 방식으로는 단기적으로 정부 뜻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현장 정보가 끊기고 생산자단체와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계란 수급 정책 전체가 더 취약해질 뿐이다.

문제의 본질은 '누가 조사하느냐'가 아니라 유통 인프라의 부재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야 한다. 이번 사안을 산지가격을 정부가 조사하느냐 협회가 조사하느냐의 문제로만 보면 본질을 놓친다. 진짜 문제는 계란에 신뢰할 만한 기준가격을 만들어낼 유통 인프라 자체가 없다는 데 있다.

다른 농산물을 보라. 누구도 시비 걸지 못하는 기준가격이 존재하는 품목들은 대부분 농산물도매시장을 통해 그 가격이 형성된다. 도매시장이 이런 위상을 갖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출하 직후 정산이 이뤄지는 구조, 즉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유통안전망에 오랜 기간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그 투자의 결과물이 바로 시장이 신뢰하는 기준가격이다.

계란은 이런 유통안전망 자체가 없는 품목이다. 1년만에 해산 절차를 밟는다는 오리도 도매시장이 없다. 도매시장을 통한 출하·정산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으니, 시장 스스로 신뢰할 기준가격을 만들어낼 구조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산란계협회의 산지가격 고시는 바로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한 최소한의 보완 장치였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 보완 장치를 문제 삼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계란에도 다른 농산물처럼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갖추도록 투자하고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접근은 정반대다. 유통구조의 근본적 결함은 그대로 둔 채, 그 결함을 메우려 해온 협회의 고시 행위만 겨냥해 해산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는 유통구조 개선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니다. 기준가격이 없는 구조적 원인은 손대지 않으면서, 그 구조적 공백을 메워온 쪽을 제재하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짚은 대응이다.

정말 필요한 것은 해산이 아니라 유통 인프라 투자와 협력
농식품부 설명자료 ⑤항은 이번 조치가 "생산자단체를 위축시키거나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제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계란 가격 통계 자체가 왜곡되어 있다는 지적에도, 협회가 이미 고시를 중단한 상태에서 해산을 추진하는 모순에도, 계란에 도매시장 같은 유통안전망조차 갖춰주지 않은 채 그 공백을 메워온 행위를 문제 삼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답이 없다.

1년 넘게 미뤄온 사안을 지금 꺼내 든 타이밍, 육계협회와 다른 잣대, 근거가 된 가격 통계의 신뢰성 문제, 이미 이행되고 있는 조건을 문제 삼는 논리적 모순, 그리고 유통 인프라 투자는 하지 않으면서 그 빈틈을 메운 쪽을 벌하려는 접근까지.

이 다섯 가지에 대한 명확한 답 없이 '적법한 절차'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은 설명자료가 아니라 해명 회피에 가깝다.

산란계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말하려면, 협회를 해산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계란에도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를 갖추는 데 투자하고, 핵심 생산자단체를 길들임의 대상이 아닌 동반자로 대하는 태도부터 갖춰야 한다.

출처: 팜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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