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계란값을 잡을 것인가, 산란계협회를 잡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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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6-07-10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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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양배추 한 통 500원, 양파 한 망(1.5㎏) 1000원. 지난 7일 광화문에서 진행된 농민대회에서 농산물 가격 실태를 알리기 위해 ‘팔수록 빚더미 장터’가 열렸다. 이 가격은 농민들이 실제 출하한 뒤 받는 수취가격이다. 이를 본 시민들이 이 값을 받고 생활을 어떻게 꾸리는지 걱정을 보탰다. 올해는 특정 작물을 가리지 않는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이 시름에 빠졌지만 정부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사는 마음대로 지어놓고 왜 국가에 책임을 묻느냐”는 비난은 끊이지 않는다. 반면 대체재가 마땅치 않은 계란의 가격이 오르자 정부는 세금을 들여 계란을 수입해 계란값을 잡겠다 한다. 그러나 매일 계란 5000만개를 먹는 나라에서 2억개를 들여온들 고작 며칠 치에 불과하다. 결국 생산이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닭을 잘 돌보고 계란을 귀하게 소비하며 기다리는 것이 근본대책이다. 계란값 상승의 직접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닭이 폐사한 데 있다. 여기에 사육밀도를 낮추는 방역 정책으로 생산량이 줄었다는 진단에는 정부와 생산자 모두 이견이 없다. 병아리가 알을 낳기까지 5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7월 말에서 늦어도 9월에는 생산량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대체로 일치한다. 하지만 정부와 계란 생산자단체인 대한산란계협회의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발단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협회의 계란 산지가격 공시를 담합 행위로 판단해 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부터다. 이에 일부 언론은 계란값 상승 원인을 담합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이어갔다. 계란은 거래 투명성이 낮은 품목이다. 판매대금 일부를 먼저 주고, 한 달 뒤 판매 상황을 보아 정산하는 ‘후장기 거래’ 관행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자단체인 양계협회나 산란계협회에서 회원들에게 산지가격 정보를 제공해왔다. 생산자들은 정보를 쥔 매집상들의 말만 믿을 수 없어 협회 가이드라인을 참고한 것이고, 정부는 이를 자율경쟁을 방해한 담합 행위로 보았다. 결국 이 문제가 불거지며 농림축산식품부가 산란계협회 설립 허가 취소까지 검토하겠다고 공표했다. 2023년 양계협회에서 빠져나온 산란계협회는 농식품부의 설립 허가를 받은 생산자단체다.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단체인 만큼 마냥 버틸 수만은 없어 계란 산지가격 고시도 지난 1년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계란값은 안정되지 않고 외려 고공행진 중이다. 이에 한 산란계 농장주는 “가격 고시도 하지 않는데 계란값이 왜 잡히지 않는지 정부가 속 시원히 답할 차례”라며 역정을 냈다. ‘코스피는 올리고 계란값은 내리겠다’는 기조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책임을 돌릴 대상이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했다. 농식품부는 “협회의 담합 행위 때문에 계란값이 올랐노라 한 적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물론 가격 고시 행위의 위법 소지 때문에 허가 취소를 검토하는 것일 뿐 계란값과는 하등 상관없다는 해명도 빼놓지 않는다.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담합 행위에 철퇴를 내리는 것은 정부 책무다. 그러나 갑도 아니고 을도 아닌 ‘병’의 처지에 놓인 생산자들을 압박해 남는 것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지금은 농업 생산을 지지하고 소비자들에게 상황을 공유하며 이해를 구한 뒤, 시간을 버는 것이 본전이라도 지키는 일이다.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출처: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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