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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시각] 계란수급,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건가

작성일2026-08-04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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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억원 투입해도 나흘 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정책 멈춰야
 
[팜인사이트= 옥미영 기자]
 
정부가 계란값을 잡겠다며 올해 1,212억원을 들여 신선란 2억3,139만개를 해외에서 수입하기로 했다. 1월부터 8월 초까지 3,139만개 수입에 215억원, 6월부터 8월까지 2억개 수입에 997억원을 국고에서 지출하는 구조다. 매주 2천만개씩 순차 투입되는 이번 물량은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286만개, 국내 하루 계란 소비량(약 5천만개)의 5~6% 수준에 그친다.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지속 시간이다. 2억3,139만개 전량이 시장에 풀려도 국민 전체 소비량 기준으로는 불과 4.8일 만에 소진되는 물량이다. 1,212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효과가 채 일주일도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셈이다.
 
▲ 예산은 어디로 가나
이번 예산은 계란값 자체가 아니라 '차액 보전'에 쓰인다. 항공 운송료와 콜드체인 유지비, 통관·검역 수수료, 국내 규격에 맞춘 재포장 비용까지 더해지면 수입 신선란 1판(30구)의 국내 반입 원가는 최고 2만원대에 달한다. 정부는 이 원가와 시중 판매가(5,000~6,000원) 사이의 차액을 국고로 메워 할인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제반 비용을 뺀 단순 차액만 계산해도 계란 1개당 524원, 1판당 1만5,714원의 세금이 투입되는 셈이라고 지적한다.
 
▲ 왜 이 지경이 됐나
계란값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2025~2026년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다. 이 기간 살처분된 산란계는 1,000만마리 이상으로, 1년 전(483만마리)의 두 배를 넘는다. 6월 기준 계란 일일 생산량은 4,705만개로 평년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년보다는 3.3% 줄었다. 정부는 재입식 병아리가 산란 가능 월령에 접어드는 7월 말 이후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란계업계는 여기에 구조적 요인을 하나 더 얹는다. 2027년 9월 전면 시행되는 사육면적 확대 규제(마리당 0.05㎡→0.075㎡)다. 업계는 이 규제로 사육 수량이 33% 이상 줄어 하루 소비량의 1,200만개 이상이 만성적으로 부족해질 것으로 본다. 대한산란계협회 관계자는 "정부 발표대로 신선란을 무리하게 수입할 경우 국민 혈세의 상당 부분이 공중으로 사라지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 근본 대책은 어디 있나
농식품부는 "계란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민 경제와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정을 쓰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물가 안정과 국민 편익을 위해 세수를 일부 활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는 산란계 마릿수 회복이나 생산 기반 개선이라는 근본 처방이 아니라, 증상만 가라앉히는 진통제에 가깝다.

수입을 반복해도 산란계 개체수가 회복되지 않으면 같은 문제는 되풀이된다. 나흘짜리 물량에 1,200억원 넘는 세금을 쓰면서도 정작 사육 기반 회복과 재입식 지원, 규제 시행 시기 조정 같은 구조적 대책은 뒷전이라면, 정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항공기로 수입되는 외국산 계란


출처: 팜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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