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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1조 원대 '태백 스마트양계단지' 가능할까?

작성일2026-08-28
작성자대한산란계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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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붕괴·특혜 논란에 지역 반발까지 '첩첩산중’
가농바이오와 태백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양계단지 조성과 관련, 인접 삼척시 시민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포천시와 가농바이오의 양계장 이전은 숙원사업이지만, 초대형 양계단지 조성에 따른 여러 제약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가농바이오와 태백시가 추진하는 스마트양계단지 조성과 관련, 인접 삼척시 시민사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포천시와 가농바이오의 양계장 이전은 숙원사업이지만, 초대형 양계단지 조성에 따른 여러 제약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팜인사이트=김재민] 강원도 태백시와 가농바이오가 추진하는 '스마트 축산산업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축산업계의 우려와 지역사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총사업비 1조 1,384억 원을 투입해 200만~300만 수 규모의 초대형 산란계 집적단지를 짓겠다는 계획이지만, 잠재적 공급 과잉 현실화, 일반 농가와의 심각한 정책 형평성 훼손,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투자 부풀리기 논란 등 복합적인 뇌관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잠재된 공급 과잉 뇌관… 메가 팜 등장에 영세 농가 연쇄 퇴출 불가피
현재 국내 양계 산업은 이미 설비 자체가 사육 수요를 초과한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다만 반복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질병 이슈로 인해 일시적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변동이 나타나고 있을 뿐, 방역 상황이 안정화되면 언제든 극심한 공급 과잉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는 화약고나 다름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초대형 메가 팜(Mega Farm)의 등장은 시장의 불균형을 일시에 폭발시킬 수 있다. 하림·대상 등 대기업의 스마트양계단지 추진 움직임과 맞물려 수백만 수 규모의 생산 설비가 추가될 경우, 시장은 즉각적인 공급 과잉 상태로 전환된다.
늘어난 사육 물량만큼 기존 영세 농가들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치킨게임'이 벌어지며, 전국 1,700여 산란계 농가 중 사육 기반이 취약한 5만 수 이하 소규모 농가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구조조정의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산업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축사 이전이나 현대화 시 기존 사육규모를 유지하거나 증가 폭을 10~15% 이내로 엄격히 제한하고, 단일 거점 집중이 아닌 2~3개 지역으로 분산 배치하는 완충 장치가 필수적이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 방역·수급 리스크 직격탄
단일 단지에 200만~300만 수의 산란계를 밀집 사육하는 구조는 가축방역과 국가 계란 수급 안보 측면에서도 치명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격언은 양계 방역 현장에서 가장 엄격히 지켜져야 할 기본 원칙이다.
만약 이 초대형 단지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악성 가축전염병에 노출될 경우, 단 한 번의 살처분으로 전체 생산 기반의 상당 부분이 일시에 증발하게 된다. 이는 단기 공급 절벽과 천문학적인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와 수급 안정을 직격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0.075㎡ 약속도 깬 정부… 특정 기업에만 '예산 몰아주기' 특혜
정부 지원의 형평성 문제도 거세게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산란계 마리당 적정 사육면적을 0.05㎡에서 0.075㎡로 상향 조정하는 과정에서, 조기 개선 농가에 약속했던 '30% 국고보조'를 지키지 않아 농가들의 공분을 샀다. 대다수 일반 농가는 융자 형태의 축사시설현대화 자금조차 담보 한도 부족과 예산 제한으로 제때 공급받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반면 이번 태백 프로젝트에는 태백시 지방비 170억 원을 비롯해 농림축산식품부의 스마트 축산단지 공모사업 및 ICT 연계 자금과 시설현대화 자금 등이 집중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영세 농가들의 사육환경 개선 지원은 외면한 채, 특정 기업의 확장 이전에 막대한 혈세를 몰아주는 것은 심각한 정책적 불평등이자 전형적인 특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1조 원대 투자 계획의 허구성… 도계장·사료공장 '부풀리기' 의혹
가농바이오가 제시한 1조 1,214억 원(2~5단계)에 달하는 민간 투자 계획 역시 현실성이 결여된 '수치 부풀리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농바이오의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산총계 1,286억 원에 부채는 933억 원, 누적 결손금은 32억 원에 달해 자본잠식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기존 포천 부지와 공장 자산(약 766억 원)을 매각하더라도 우리은행 및 독일 설비업체 등에 묶인 선순위 담보채무(782억 원)를 상환하고 나면 태백에 재투자할 수 있는 순유입 현금은 사실상 바닥 수준이다. 
현재 포천시가 추진하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 등과 맞물려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해도 손에 쥘수 있는 금액은 크지 않다는게 일반적인 판단이다.
사업 세부 내역 역시 의구심을 키운다.
산란계 전문 법인이 인근 육계 사육 기반도 없는 태백에 수천억 원을 들여 '도계장'을 짓겠다는 발상은 사업 타당성이 전혀 맞지 않는다. 또한 국내 배합사료 공장 가동률이 포화 상태인 상황에서 물류비와 원료 수급이 불리한 태백에 단독 사료공장을 짓는 것보다 기존 사료업체를 통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공급이 훨씬 경제적이다.
배합사료 제조시설의 원료관리, 품질관리 등을 위해서는 실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가축사육업과 계란가공과 유통이 전문 기업이 배합사료 공장을 직접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총사업비 규모를 부풀려 정부와 지자체 공모사업 점수를 따내고, 실제로는 축사와 간이 물류센터 등 앞단 시설만 지은 뒤 나머지 4~5단계 핵심 인프라 투자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태백 이어 삼척까지 번진 주민 반발
사업 부지를 둘러싼 환경 갈등도 임계점을 넘었다. 사업 예정지인 태백 상사미동 일대는 백두대간 보호구역과 인접한 데다 물길과 바람길이 하류 지역으로 연결돼 있어, 악취와 식수원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태백시 내부 시민사회단체의 반대에 이어, 인근 삼척시 번영회와 시민사회단체까지 '태백스마트축산단지 반대 삼척 범시민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항의 방문과 상경 투쟁 등 결사반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잠재된 설비 과잉 속에 영세 농가를 위협하는 초대형 단지 신설, 무너진 정책 형평성, 재무적 현실성을 결여한 부풀려진 청사진, 그리고 인접 지자체 주민들과의 환경 갈등까지 겹치면서 '1조 원대 태백 스마트양계단지' 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계란 생산 기반을 진정으로 고도화하려 한다면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성 메가 팜 육성을 멈추고, 전국 양계농가의 사육환경 개선과 방역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전면 재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처: 팜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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